궁도(활쏘기) 배우기 - 1

궁도란 무엇인가?

궁도란 우리 조상들이 제작 개발한 궁시(弓矢)를 사용하여 오랫동안 갈고닦아온 전통 무예(武藝)를 말한다. 따라서 최근 서양에서 유입된 양궁(洋弓)과는 구분된다. 우리 궁도는 오천 년 역사의 찬란한 얼을 바탕으로 한 무사도(武士道)의 기풍으로 전하여 온 것인바, 심신의 수양과 단련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우리 고유의 민족문화 유산으로써 조상의 얼과 슬기를 만끽할 수 있는 전통적인 고전 운동이다.

궁도의 역사

우리나라는 고조선(古朝鮮) 때부터 (맥궁), 檀弓(단궁), 角弓(각궁)이라는 훌륭한 활을 만들어 사용하므로 예로부터 중국에서는 우리 민족을 일컬어 東夷族(동이족) 이라 하였는데 東夷의 夷는 大와의 합성문자로 “동쪽의 활 잘 쏘는 민족” 이라는 뜻이다. 이는 우리 민족이 궁술에 무척 뛰어났기 때문이다. 고구려(高句麗)의 시조인 동명성왕(東明聖王)은 그 이름이 고주몽(高朱蒙)인데, 朱蒙이란 부여(扶餘)의 풍습으로 “활 잘 쏘는 사람” 이란 뜻이다. 이후 고구려, 신라, 백제 삼국(三國)은 물론 고려(高麗)와 조선조(朝鮮朝)에 이르기 까지 궁시(弓矢)의 개발과 사법(射法)이 장려되어 궁도가 널리 보급되었음을 사적(中 籍)을 통하여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 많은 명궁(名弓)이 나타났으며 그중에 서도 고구려의 동명성왕, 양만춘(萬春) 장군, 백제의 고이왕(古爾王), 고려의 김소 (金慶孫), 이자성(李子) 등 장군과 조선의 李太祖, 그리고 김종서(金宗瑞), 이순시 (李舜臣) 장군 등 특히 유명한 분이시다. 우리가 현재 각 사정(射亭)에서 활을 쏘고 있는 것도 다 이 역사의 맥을 이어가는 것 이다.

궁도의 종류

궁도에 사용되는 궁의 종류는 크게 각궁(角弓), 정량궁(正兩引), 예궁(禮弓), 목궁(木弓), 철궁(鐵弓), 단궁(檀弓), 죽궁(竹弓), 고궁, 철태궁(胎) 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고궁, 정량궁, 예궁은 넓은 의미에서 각궁에 속하며 목궁, 궁, 철궁, 철태궁 등은 이들과는 전혀 다른 단일궁에 속한다.

각궁(角弓)

각궁은 조선시대에 사용했던 대표적인 활로 맥궁(貊弓)이라고도 한다. 크기로는 단궁(短弓), 형태면에서는 만궁(弓), 재료면에서는 합성궁에 속하며, 전시와 수렵용, 연락(宴樂)과 습사용(習射用)의 2가지가 있다. 보통 물소 뿔을 재료로 하며, 뿔의 재료 나 길이, 용도 및 활의 크기, 활의 세기 등 세목별 분류에 따라 불리는 명칭이 다양하 다. 현재의 각궁은 연락습사용으로 옛날의 활과 같고, 쏘는 사람의 힘에 따라 강약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222년(고구려 산상왕 26년)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궁도에서 사용하는 유일한 활이다.

정량궁(正兩三)

정량궁은 큰활’ 또는 육량궁(六兩司) 이라고도 한다. 과거시험을 위해 일정한 규격 으로 제작한 활로 길이는 5자 5치(167cm)이며 보통의 각궁보다 2배 정도 길다.

예궁(禮)

예궁은 대궁(弓)이라고도 하며 길이는 6자(182m) 정도로 정량궁보다 약간 크다. 궁중에서 연사(燕財)와 반궁대사례(住了大射禮) 또는 향음주례(鄕飮酒禮) 등 주로 궁중 예식 때 사용하였다. 라. 목궁(弓) 목궁은 보통 호궁(孤)이라고도 하는데, 활고자활 양쪽 끝의 꺾인 부분)는 뽕나무로 활체는 광대싸리로 만든 이 호궁이 가장 많이 쓰였기 때문이다. 제작법이 단순 하고 제조비용이 싸기는 하지만 각궁에 비해 성능이 떨어져 일반 병사용 또는 보조 활로 사용되었다.

철궁(鐵)

철궁은 철재(鐵)로 만든 활로써 몸체는 놋쇠(황동)로 되어 있으며 전시에만 사용 하였다.

단궁(檀弓)

단궁은 박달나무로 만든 활로 길이는 107~110cm이다. 주로 수렵에 많이 사용 되었다.

축궁(竹)

죽궁은 대나무를 사용하여 만든 활로 궁중연락(宮中宴樂)과 전시, 수렵용으로 많이 사용되었다. 우리말로는 ‘벙테기 활’ 이라고도 한다.

고궁

고궁은 ‘동개활’ 또는 고각궁’ 이라고도 한다. 활과 화살은 가죽 주머니에 넣어서 등에 메고 말을 타고 쏘는 아주 작은 활로 전시에 기병용 활로 사용되었다.

철태궁(鐵胎)

철태궁은 모양과 제조법이 각궁(角弓)과 비슷하지만 몸체인 간(幹)만은 철재로 만 들었고 전시와 수렵에 사용되었다.

기타

그 밖에 포궁(砲)이 있는데 558년(신라 진흥왕 19년) 신득이 발명한 것으로 서 (城)위에 장치하여 적의 침공을 막기도 하고 수레에 설치하여 끌고 다니면서 쏘기도 하였다. 또 삼국시대에 발명된 구궁노(九弓勞)가 있는데 순수한 전시용으로 일시에 많은 화살을 발사하여 1,000보(步)거리까지 날릴 수 있었다. 재료는 나무와 철이며, 나무로 된 것은 일반 병사들이 철로 된 것은 장군들이 사용하였다.

궁도의 특징과 효과

궁도는 예로부터 우리 민족에게 가장 대중화된 무예였으며 양반의 자제가 반드시 익 혀야 할 필수과목으로 우리 조상들은 이를 통하여 심신단련 및 장부의 호연지기 (浩然之氣)를 길러왔다. 특히 우리 민족은 고대로부터 궁시(弓矢)를 제작하는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였을 뿐만 아니라 활을 다루는 기량 또한 특출하여 주위 여러 민족이 우러러보았다. 궁도는 이렇듯 조상의 얼과 슬기가 담긴 전통무예를 바탕으로 한 스포츠로 그 특징과 효과는 다음과 같다.

조상의 슬기와 얼을 만끽할 수 있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 스포츠다.

궁도 경기에서 사대(射臺)와 과녁까지의 거리는 145m인데 이는 각궁角弓)의 복원력 및 탄력성이 매우 우수하여 세계 어느 민족의 활보다도 먼 거리를 쏘는데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활자체에 조준기(sight)나 스태빌라이저(stabilizer)와 같은 인위적인 기계장 치를 전혀 부착시키지 않음에도 적중률은 아주 뛰어나며 화살을 날릴 때 활의 몸체에 오는 충격을 활자체에서 모두 흡수하므로 인체에 무리가 없다.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스포츠다.

궁도는 과격한 운동이 아니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일생을 통해 즐길 수 있다. 즉 활의 중량강도(重量調度)는 몇 단계로 분류되어 있기 때문에 팔의 힘이 약한 사람 이라도 자기 힘에 맞는 활을 선택하면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으며 또한 다른 운동과는 달리 신체적 핸디캡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노력하면 명궁이 될수 있다. 그리고 사정(射亭)에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이 모이기 때문에 여러 사람과 제할 수 있다는 사교적인 장점도 갖고 있다.

혼자서 즐겁게 수련할 수 있는 스포츠다.

궁도는 개인 스포츠로 분류된다. 축구나 농구 배구 등이 단체경기인 점에 반하여 궁도는 엄격한 의미와 개인 기록 경기인 점이 사격과 같다. 자기와 과녁과의 관계 에서 행해지고 성공과 실패의 원칙에 의해 흥미가 지속되기 때문에 단독으로나 단 체로나 똑같이 즐길 수 있다. 또한 외관상 큰 동작에 변화가 없어 즐거움이 없어 보이지만 고즈넉한 사정(射亭)에서 세상의 모든 잡념을 잊고 물아의 경지 속에서 쏜 화살이 과녁에 적중할 때의 묘미는 활을 쏘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느낄 수 없는 기쁨이다.

건강에 알맞은 스포츠다.

궁도는 항상 올바른 자세와 균형을 요구하므로 척추를 신장(中長) 하고 가슴을 튼 튼히 하며 언제나 옳고 바른 자세를 갖는 태도나 습관을 기른다. 또한 긴장과 이완의 반복운동이므로 피의 순환을 촉진하고 그것이 내장의 여러 기관을 발달시킨다. 특히 활을 만작(滿作) 함으로써 자신도 모르게 단전호흡이 이루어져 호흡 기능 발달 및 위장병 치료에 아주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궁도는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아주 좋은 운동이다. 왜냐하면 대 부분의 사정(射亭)이 산속에 있기 때문에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시면서 활을 쏘게 되면 쌓였던 스트레스가 자신도 모르게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궁도 를 하게 되면 근육의 신축성, 근력, 지구력 등이 향상되며 정신집중력도 크게 양된다.

정신수양으로써의 궁도

궁도는 몸과 마음이 혼연일체(渾然體)가 되어 무심의 경지에서 활을 쏠 때 비로써 과녁에 적중되므로 정신집중이 경기에 요체(要諦)요 주된 생명이다. 따라서 궁도르 줘 게 되면 정신을 집중시킬 수 있는 능력, 자기 자신을 이기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 드이 배양되어 정신수양에 큰 도움이 된다. 그래서 공자(孔子)는 유학(儒學)의 최고 이년이 이()을 활 쏘는 것과 비유해 군자는 반드시 활을 쏘게 되면 선인(先人들이 남기 여과 가지 교훈 및 웃어른과 동료들을 대할 때의 예법 등을 접하고 익힐 수 있으므로 정세 함양과 인격 수양에 큰 도움이 된다.

궁도의 장비

궁도의 장비는 개인(個人) 장비와 공동(共同) 장비로 구분하고 개인장비로는 활, 살, 각지, 궁대(弓)가 있어야 하며 공동장비로는 우선 과녁(貫革)이 필요하다. 이외에 많은 부속장비가 따르지만 여기서는 생략한다.

활(弓)

현재 궁도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은 각궁(角弓)과 개량궁(改良)이다. 각궁은 우리 조상들이 사용하던 많은 활 중에 현재까지 전해 내려오는 유일한 전통 활이다. 재료 로는 물 소뿔(異 또는 水牛角), 소 힘줄, 대나무, 뽕나무 조각, 참나무 조각, 민어 부레 풀, 화피(棒皮)등을 쓰며 서울을 비롯하여 불과 몇 군데서 장인(匠人)을 통하여 제작 되고 있는 실정이다. 개량궁은 F. R. P궁으로써 그래스 파이버를 재료로 기계에 의해 대량생산되는 활도 많이 보급되어 있다. 보통 초보자는 사용이 간편하여 개량궁에 의하여 궁도에 입문 하고 있다.

화살

화살은 죽시(竹)와 카본 살을 사용하고 있다. 죽시는 본래 전래되는 전통화살로 대나무와 꿩 깃이 주재료이며 카본 화살은 개량궁과 같이 화공재료로 제작된 것 이다.

각지(깍지)

쇠뿔로 만들어 시위를 당길 때 엄지손가락에 끼는 없어선 안 될 장구이다. 각지는 암각지와 수각지가 있으나 대부분 암각지를 사용한다.

궁대(弓)

궁대는 활을 싸두는 것으로 천을 사용하여 만들며 활을 낼 때는 허리에 둘러 화살을 끼운다.

과녁(貫革)

과녁은 화살을 쏘는 표적이다. 규격은 가로 6자 6치(약 2m), 세로 8자 8치(약 2.66m)로 사대(射臺)에서 145m 전방에 세운다. 재료는 보통 육송을 사용한다.

활과 화살의 선택

활과 화살은 자신의 신장과 체력에 맞는 것을 선택하여 사용하여야 한다. 특히, 처음 배우는 사람은 되도록 연한 활을 택하여 궁체를 바로잡고 사법(射法)을 완전히 익힌 다음 자기 힘에 맞는 활과 화살을 잡아야 한다.